about
세스 프라이스는 복제와 변이, 전유, 소비사회의 유통 시스템 등을 작업의 방법론으로 사용하는 소위 포스트-개념미술 작가이다. 그가 2002년에 쓴 짧지만 선언적인 에세이 확산은 자기 자신의 예술적 실천이 놓이는 맥락을 짚어주는 지도일 뿐만 아니라, 이를 둘러싼 담론에 대한 역사적이고 사회문화적인 통찰이 담겨 있다.
확산은 여전히 배회하고 있는 개념미술의 유령을 확신한다. 뒤샹에서 시작하여 개념미술로 이어지는 ‘경계를 흐리는 예술’, ‘틈새에서 활동하는 예술’, ‘유통이 급진적 예술 실천의 근거가 되는 예술’은 세스 프라이스에 따르면 대중 매체나 인터넷과 같은 동시대의 문화적 조건 아래에서 다시 한 번 중요한 방법론으로 자리매김한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유통을 비평적으로 활용한 역사적으로 중요했던 작업들을 간명하게, 그러나 강렬하게 엮어낸다. 이 책이 흥미로운 또 다른 이유는 ‘확산’을 추구하는 예술 실천의 개념을 역사에 박제된 하나의 사조로만 치부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확산에 대한 사유를 공공성과 연결시켜 공공미술의 진정한 의미를 되짚어본다거나, ‘다니엘 펄 비디오’와 리눅스와 같은 예시를 통해 동시대 전반의 매체적 환경에서 가능한 해방적 조건으로 다루는 글의 전개는 독자에게 깊은 영감을 줄 것이다. 세스 프라이스는 우리에게 하나의 제안을 던진다. “개인적이고 세속적이고 불경하게 미디어를 소비하라!” 바로 그 때 구원의 알레고리는 순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