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e Hanb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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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 놓인 배움의 식탁: 예술가의 런치박스 레시피

2013년 시작한 서울시립미술관의 교육 프로그램 예술가의 런치박스를 정리한 책.

edition notice

발행 서울시립미술관
발행인 백지숙
발행일 2019년 12월 20일
편집 이한범, 추여명
편집보조 송연주, 유정원
사진 화양사진관
디자인 신해옥, 신동혁(신신)
인쇄 제책 문성인쇄

contents

추여명 | 미술관에 놓인 배움의 식탁

1. 무슨 맛일까?

고미태 | 고밑애 키친

2. 어떻게 이해할까?: 작품에 다가가기

김기라 | 현대정물화와 건강 샌드위치
조경규 | 핫도그 위에 케첩 아트
구포형제(백재중 오승철 이홍민) | 당신도 괴물이 되어 식사에 임하게 하나니: 구포형제의 구포핫도그를 들라
부부생활프로젝트(김윤선 임정윤 최윤석) | 부부생활프로젝트 No
박기진 | 하나의 덩어리, 우리 
이예승 | 쉐도우 플레이Shadow Play
방은겸 | 사과하기 전에 사과하는 마음으로 사과드려요
진민욱 | 연석 드로잉
이현우 | 비디오사운드 긱 Videosound Gig
노상호 | 데일리 픽션 드로잉
최선 | 프로젝트 나비
조영주 | 워터리 마담의 촉촉한 점심
유지인유쥬쥬 | Just Salty 
활활(장성진 신소우주) | 특이점@펭귄2-나-9
라오미 | 우주를 향한 장생술
안규철 | 그 남자의 가방
신신(신해옥신동혁) | 신신 & 리-플레이 라이브러리
패브리커fabrikr | 바다의 시
유지인(유쥬쥬) | 슈퍼 뮤지엄 
아티스트프루프(최경주) | 작품 속에서 살기
안상수 | 삶을 디자인하는 배움
김성원 | 상호지지와 적정기술
고성배 | 나에 대한 덕질은 나를 풍요롭게 하리니 
유지인(유쥬쥬) | 거울 속 조용한 세상
라오미 | 동시상영극장

3. 무슨 일이 있었을까?: 사회를 생각하기 

차지량 | New Clear Lunch Detected
800 /40 | Site-Specific Lunch
길종상가김윤하 박길종 송대영 | 요리보고 조리하고 저렴이의 품위
김가람 | ROSE의 Musc Box
김가람 | ROSE의 Club Box
최태윤 | 불확실한 학교와 채식 도시락 
황새둥지 | 커뮤니티와 양말목 뜨개질
일상의실천 | 일상의 발언
김가람 | #SELSTAR 2017
김지영 | 흔한 기호 해독자
000간 | 내 삶 속의 자투리
진나래 | 기억 콜라쥬
고성배 | 나의 귀신 도시 괴담
NOT ENOUGH TIME(김가람 김유리 박희웅 방진웅) | Christmas inn LUNCH+MARKET
추미림 | 기억의 장소와 풍수 팔괘
져스트 프로젝트JUST PROJECT | 쓰레기 뷔페

4. 누구와 나눠 먹을까?: 이웃과 함께하기

발렛파킹(박은지 이진원) | 끓는 점
세원(김지은) | 어제가 없는
미리내 | 그동안 몰랐던 세계 
다이애나밴드 | 소리로 만든 인공자연 공간에서 이상한 식사를
선우훈 | 분리되고 연결된 우리
이예승 | 확장하는 풍경

5. 식탁을 어디에 놓을까?: 미술관을 살펴보기

조영주 | 미술관 속 피크닉
박천강 조남일 | 두더지 놀이
박한결 | 미술관 감각하기
조영주 | 어느 X파리지엔느의 미술관 관람기
헤비급 | 임시미술관 직원 채용 공고 제 2018-1호
김동규 | 에술가 뀨르의 ‘작품을 선물해요’

6. 새로운 곳에서 맛볼까?:가상을 체험하기

박혜민 | HPARK 여행사와 함께하는 만국음식
300/20 (김갑환 김환중) | 러시아 전통음식을 맛보며  식사 예법을 배우는 예술적인 기회
미완성 프로젝트 | 봄의 제전 난타 트러블 해프닝 오케스트라
박승원 이지양 | 풀밭 위의 점심 식사
좋겠다proect(김종우 윤영완 이원우) | 식사에 의한 식사를 위한 비보편적 식사: 너희가 더 이상 고민치 아니하리니
조영주 | 쉐 마담 쇼(Chez Madame Cho) 당신의 판타지는 어디에서 왔을까
이로경 | “뒷전”: 당신의 한해를 마감하는 뒤풀이
송민정 | 단지 멋져 보일 뿐일까?
활활(장성진 신소우주) | 내게 무슨 일이 생겼어

7. 따로 또 같이

이우성 | 저기요, 잠깐만요

에세이

조영주 | 점심을 준비하며
이예승 | 예술가의 변수 만찬
김동규 | 나의 계란밥 우리의 계란밥
김가람 | 댓글 읽어주는 관객들

예술가의 런치박스와 함께한 전시

기록사진 2013-2019

작가 소개

editorial note

∙ 기록을 정리하는 일은 기록의 대상을 이해하는 일이기도 하지만 기록의 대상이 있었던 시간을 총체적으로 이해하는 일이기도 하다. 때문에 기록을 정리하는 출판물은 기록의 대상에 대한 이해의 방식을 제안하고, 그것이 당시의 시간과 어떻게 관련되어 있는지를 추정하는 일이다. 이 두 작업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기록 출판물로서 의의가 있다.

예술가의 런치박스는 2013년부터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에서 진행된 일반인 대상의 프로그램으로, 미술관의 교육 부서에서 담당하는 업무이다. 점심 시간과 식사라는 고정된 조건에 따라 현장의 예술가들이 참여자들을 위한 상황을 꾸린다. 6년 동안 꾸준히 정기적으로 진행되었으며, 거의 대부분의 프로그램을 추여명 큐레이터가 담당했다. 미술관에 대한 논의가 거의 절대적으로 전시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상황에서, 미술관의 큐레토리얼을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다루어 볼 기회라는 측면에서 이 출판물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 이 책은 총 53명(팀) 작가의 64개 프로그램을 다룬다. 공통점은 모두 프로그램에 대한 기획이 어느 정도 자신의 예술적 작업(art work)와 긴밀히 연관되어 있다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프로그램이 다루는 주제, 운영 방식, 참여자들과의 관계 등이 설정되는데, 이를 기준 삼아 개별 작업을5개의 큰 카테고리로 분류하였다. 이 분류는 모두 작품을 둘러싼 요소 예컨대 관객, 미술관, 사회 등 외부를 강조하며 작품과 이어지는 길을 마련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개별 프로그램들은 모두 작품을 둘러싼 외부를 인식하는 방식을 보여 준다고도 할 수 있다. 관객이 참여해야만 하는 프로그램은 작가들이 외부를 인식하고 외부를 다루는 방식을 마련해야만 하는 일종의 ‘과제’ 였으며 그 과제를 해결해나가는 과정이 참여의 다양한 형태를 만들어 냈다. 나는 이 측면을 드러내는 것이 이번 출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그것이 당대의 미술이 상정하고 인식하는 미술의 범주이자 작동 방식, 즉 미술의 의미와 개념 자체일 것이기 때문이다.

예술가의 런치박스는 서울시립미술관의 김홍희 4대 관장의 재임 기간과 겹친다. 김홍희 관장은 ‘포스트 뮤지엄’을 아젠다 삼아 미술관을 운영해 왔다. 예술가의 런치박스 또한 ‘포스트 뮤지엄’의 기조 아래 가능했던 프로그램이며 그 이념이 구현된 것이라고 이해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예술가의 런치박스는 미술관의 제도적 실천에 대해 평가하고 피드백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례가 된다. 이 출판물은 이를 위한 자료 가치를 가져야 하는 역할 또한 짊어 진다고 생각했다. 때문에 평가의 언어를 담기 보다는 가능한 정확하고 많은 정보를 회복하는 것으로 편집의 방향을 설정했다.

• 이러한 출판의 목적과 이 책이 품어야 하는 가치가 성공적으로 구현되기 위해서는 개별 프로그램 모두가 구체적으로 어떤 기획이었는지를 반드시 내용에 포함해야 했다. 따라서 참여 작가들에게 ‘레시피’라는 컨셉으로 프로그램의 절차를 정리해주기를 요청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레시피’라는 것은 누군가가 이를 참고해 따라할 수 있는 지침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이 책이 유용한 참고 자료가 될 것을 의도했다. 원 자료는 프로그램에 대한 서술과 사진 자료 등 정보의 격차가 무척 심했기에 이를 균형있게 정리하는 작업에 시간이 많이 들었다.

• 프로그램 소개에서는 관련 작품 사진을 도판으로 사용했고, “기록 사진 2013-2019” 파트를 따로 만들어 프로그램 참여의 방식 즉 사람들이 모여 있는 형태적 풍경을 중점적으로 다루었다. 이 파트는 연대기순으로 사진을 배치해 참여의 개념이 어떻게 점진적으로 바뀌어 왔는지를 시각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예술가의 런치박스 프로그램은 끝나지 않았다. 과거를 정리하는 일은 다음을 구체적으로 설계하기 위한 윤리를 탐색하는 일일 것이다. 계속해서 변화하는 기획자, 작가, 미술관의 실천 방향과 의지에 따라, 그리고 관객에 따라 예술가의 런치박스는 함께 변화해 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