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llabus

글쓰기는 새로운 언어를 가지기 위한 한 방법이며, 새로운 언어가 필요한 이들에게 글쓰기는 언제나 긴급하게 요청되는 행위입니다. 자기 자신을 찾기 위해, 사물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 세계를 진술하고 파괴하기 위해, 누락되고 밀려난 형상을 불러 세우기 위해, 대안적 서사를 위해, 모든 형태의 관계를 조정하고 상상하기 위해 글쓰기라는 방법은 도입됩니다. 다른 한편, 오늘날 우리를 구성하는 가장 강한 힘들은 눈에 보이지 않고 형용할 수 없다는 점에서 글쓰기는 일종의 추적술로서 또한 다루어질 수 있습니다. 치열한 글쓰기의 잦은 출몰은 지금 우리에게 새로운 언어가 얼마나 필요한지를 생각하게 합니다.

긴급한 방법: 예술가의 글쓰기는 이와 같은 미학적-정치적 맥락에서 글쓰기를 일종의 동시대적 예술 실천의 방법으로서 재고하고, 긴급함을 재생산해보기 위한 프로그램입니다. 이를 위해 본 프로그램은 크게 두 방향으로 진행됩니다. 첫째, 예술가의 글쓰기를 미술사적, 이론적 범주 안에서 살펴보고 돌아 나옵니다. 예술가의 글쓰기의 사례를 선별하여 함께 살펴보고, 이와 관련되는 동시대의 이론을 참고합니다. 둘째, 참여 작가는 프로그램 기간 동안 한 편의 글을 완성합니다. 에세이, 연구 논문, 시, 소설, 영상 등 형식은 자유입니다. 본 프로그램은 예술가의 글쓰기를 저마다의(혹은 공통의) 긴급함 속에서 새로운 언어를 찾기 위한 방법으로 조건 짓고, 그 언어를 찾아 나가는 지난한 과정의 일부가 되어보고자 합니다.

리딩 리스트

1회차

김언희, 니르바아 에스테틱[GG]
다와다 요코, 영혼 없는 작가
모리스 블랑쇼, 비트겐슈타인의 문제, 플로베르
박상순, 그의 카페 [밤이, 밤이, 밤이]
이슬아, 접속사 없이 말하는 사랑
이화영, 미술가의 글쓰기를 위한 에세이 또는 일종의 매뉴얼[비주얼 16호]
조르조 아감벤, 불과 글

2회차

김혜순, 여자짐승아시아하기
엘렌 식수, 메두사의 웃음
오드리 로드, 시스터 아웃사이더
조애나 러스, 여자주인공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또는 여자는 왜 글을 쓸 수 없는가[SF는 어떻게 여자들의 놀이터가 되었나]

3회차

로잘린드 크라우스, 사진과 초현실주의[사진, 인덱스, 현대미술]
롤랑바르트, 회화는 언어체인가[이미지와 글쓰기]
에르베 기베르, 유령 이미지
조르조 아감벤, 퇴폐한 이미지[행간]

4회차

게오르그 루카치, 에세이의 본질과 형식[영혼과 형식]
빌렘 플루서, 글쓰기의 몸짓[몸짓들]
Bill Beckley, Image Boink Text The Erotic Relationship of Language and Art
David Maroto, The Book lovers: The Novel as a medium in the Visual Arts

5회차

레프 마노비치, 뉴미디어의 언어
세스 프라이스, 확산
울리세스 카리온, 책을 만드는 새로운 예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