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e Hanbum

Talking

새로운 질서 그 후, 불완전한 글쓰기를 지속하는 이유

2022 노리미츠인서울 탭톡 세션 5
*일시 2022년 9월 16일(금)-9월 30일(금)
강연 새로운 질서 그 후 (윤충근, 이지수
인터뷰** 이한범

완벽한 이미지 묘사란 없다. 이미지를 인식하고 글로 옮기는 과정에서 정보의 누락과 왜곡은 불가피하다. 이미지를 글로 대체하는 것이 불가능할 때, 그것은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하는가? 또한, 어떤 효용이 있으며, 왜 지속해야 하는가? 새로운 질서 그 후는 대체 미술관 운영 사례를 바탕으로 글과 이미지의 불완전한 호환성과 그것의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출처] [2022 노리미츠인서울] 탭톡 세션5: 시각예술심포지엄 - 새로운 질서 그 후, 불완전한 글쓰기를 지속하는 이유 (한국)|작성자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questionnaire

대체미술관 프로젝트는 표면상 웹 작업이다. 초기 웹의 포용성과 열린 접근에 관한 이념이 프로젝트의 나침반 역할을 한다. 또 웹은 프로젝트를 구현하는 도구이자 구현되고 경험되는 장소이기도 하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이 작업에 생명을 불어넣는 것은 글쓰기이다. 대체미술관 프로젝트는 ‘미술관’이라는 범주를 설정하고 그것에 글쓰기로서 개입하는 구도다. 좁게는 미술관이라는 제도에 대한 비판적 접근이기도 하고, 예술 작품의 의미가 어떻게 산출되는지에 대한 질문이기도 하고, 보다 넓게는 오늘날의 이미지라는 것에 대해 지속적으로 의심하고, 해체하고, 재구성하는 일이다.

이 과정에서 견고하게 구축된 시각중심적인, 뿐만 아니라 인종, 성별 등 매우 다양한 편향성들이 견고하게 합성된 제도와 문화가 빈틈을 내보인다. 즉 대체미술관 프로젝트의 글쓰기는 현재 문화의 주된 인식론과는 다른 감각과 지식 체계를 등장시키는 효과를 가지고, 이 때문에 아마 오늘 이 자리에서 우리가 대화를 나누게 된 것이 아닌가 한다.

개인적으로도, 나는 글쓰기란 불완전성을 인정하지 않고는 불가능한 행위이자 개념이라고 여긴다. 이미지에 관해서도, 삶에 관해서도, 세계에 관해서도 절대 완전한 묘사, 이야기란 있을 수 없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글쓰기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쓰기라는 과정은 알고 있던 것을 잊고 새로운 것을 배우게 되는 기회이고, 예측하지 못했던 것을 생산하게 하는 조금은 신비로운 일이다. 때문에 나는 이 프로젝트에서 ‘웹’이라는 것에 가려져 있는 글쓰기의 시간을 꺼내 보고 싶다.

  1. 글쓰기는 무수한 선택들로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을 텐데, 가장 먼저 글쓰기의 대상이 되는 이미지-작품을 어떤 판단을 거쳐 선택하게 되는가?
  2. 쓰기라는 행위에 있어서 여러 한계들을 마주쳤을 것 같다. 어떤 경험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3. 글쓰기의 주체는 글을 쓰는 삶 속에서 지속적으로 변한다. 그런데 이미 생산한 문장은 변하지 않고 남는다. 어떤 문장은 매우 큰 괴리를 가지기도 하고, 또 어떤 문장은 오래되었다 하더라도 여전히 현재적이다. 나는 이것이 맞고 틀림의 문제보다는 그 차이를 발견하는 일 자체를 흥미롭게 여기는 편이다. 혹시 이런 경험이 있는지 궁금하다.
  4. 대체미술관 프로젝트는 글쓰기와 편집이 결합되어 있는 모습이다. 어쩌면 글을 써야 할 작품의 리스트를 구축한 다음 글을 생산한다는 점에서 편집 행위가 먼저 이루어지고 글쓰기가 이루어진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글쓰기와 편집의 관계에 대해서 듣고 싶다.
  5. 글쓰기를 지속해오면서, 이 프로젝트는 점점 더 어떤 방향성을 가지게 되었는지? 예컨대 좀더 공공을 위한 대안적인 제도적 지식을 생산하는 방향일지, 아니면 더욱 급진적으로 제도를 해체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